책소개
타임스퀘어는 의식적으로, 때로는 애정을 기울여 재설계한 도시 공간이다. 20여년을 뉴옥의 학교와 범죄, 정치와 정책에 관해 쓰는데 소비한 도시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타임스퀘어에 대한 사색에서 시작한 책이 바로 『42번가의 기적』이다. 뉴욕의 대중오락 문화의 중심이 된 타임스퀘어의 의미는 대중문화와 함께 진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징적인 언어로 표현된 타임스퀘어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지만 그 중심성은 여전하다.
이 책은 백년간 축적된 타임스퀘어의 변화하는 의미를 그 흥망을 거쳐 재개발되고, 거창하지만 모호한 재탄생에 이르기까지 기록하였다. 타임스퀘어가 과거의 여러 전성기 때에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뉴욕 시민과 도시 생활을 사랑하는 이들을 만족시켜주는가라는 질문이 책 저변에 깊게 깔려 있다. 19세기 말부터 2004년(타임스퀘어 탄생 백주년)까지, 타임스퀘어의 흥망성쇠를 빼곡하게 담아 놓은 이 책은 우리가 원하는 도시는 어떤 도시여야 하는지, 도시 재개발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도시 공간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목차
감사의 글
여는 글 - 우리는 어떤 도시를 원하는가?
제1부 재미의 흥망
1장 타임스퀘어 신화의 탄생
2장 타임스퀘어, 쾌락의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다
3장 고통 없는 꿈을 꾸게 하는 곳, 브로드웨이
4장 경이로운 간판들
5장 “돌아오라, 희고 눈부신 것들이여!”
6장 금주령 시대의 타임스퀘어
7장 “기가 막히는 벼룩 서커스 구경하세요.”
8장 영화, 타임스퀘어를 정복하다
9장 지옥에 빠져 버린 42번가
제2부 신선하고 재미난 곳 만들기
10장 42번가의 재개발을 막아선 사람들
11장 타임스퀘어, 간판으로 되살아나다
12장 디즈니, 42번가에 합류하다
제3부 기업형 재미
13장 42번가, 미국의 거울인가?
14장 젊은 해머스타인, 다스 네이더를 만나다 - 5막으로 이루어진 귀머거리의 대화
15장 ‘고급스러운’ 타임스퀘어를 원하는 것은 누구인가?
16장 42번가의 티렉스 로봇
17장 연극은 여기, 브로드웨이에서
18장 더스트 가문의 독특한 소유물
19장 미래의 간판
20장 잃어버린 조개 튀김을 찾아서
21장 모든 견고한 것은 공중에 녹아든다
저자 참고 문헌
옮긴이의 글 - 대한민국 서울에는 ‘표정’이 있는가?-이다희
저자소개
제임스 트라웁
출판사리뷰
우리가 알았던 브로드웨이, 우리가 몰랐던 42번가 이야기
우리가 알고 있는 브로드웨이는 뮤지컬의 도시다. 우리가 알고 있는 42번가에는 벌거벗은 카우보이가 있고, 길거리 화가와 노숙인들이 있으며, 건물 자체가 거대한 광고판으로 번쩍이는 화려함이 있는 도시다. 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브로드웨이의 과거에는 옥상정원의 낭만이 있었고, 거대한 레스토랑에서의 시끌벅적한 식사가 있었으며 그보다 좀 뒤에는 도시의 갱들이 술 고픈 금주령 시대의 술꾼들에게 몰래 술을 팔고 여자를 팔던 불법의 냄새가 있었다.
줄리아니 시장이 거리 범죄자들을 몽땅 쓸어내기 전부터, 디즈니랜드의 뮤지컬들이 브로드웨이 극장들에 걸리기 전부터 42번가는 뉴욕의, 미국의 중심이었다. 이 책을 통해 1930년대의 길고 긴 쇠퇴와 1970년대의 재개발 논의 과정, 화려한 밤의 도시로 재탄생했다가 다국적 연예 오락 기업들의 첨병이 되고, 마케팅의 중심지가 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앉은자리에서 즐겁게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2004년(타임스퀘어 탄생 백주년)까지, 타임스퀘어의 흥망성쇠를 빼곡하게 담아 놓은 이 책은 우리가 원하는 도시는 어떤 도시여야 하는지, 도시 재개발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도시 공간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생동감 있는 기록, 역사 속 인물과 현재 인물의 만남!
도시 저널리스트인 제임스 트라웁은 타임스퀘어의 몰락과 부활에 대해, 새롭게 만들어진 42번가에 대해 꼼꼼하게 취재했다. 브로드웨이의 증인들, 즉 연극 연출가, 거리 예술가, 시 공무원, 간판 제작자, 노숙자, 웨이터 등과 인터뷰를 하는 데 꼬박 1년을 보냈고, 도서관에서 또 1년을 보냈다. 그렇게 나온 이 책은 비록 역사서이기는 하지만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 못지않은 박진감을 준다.
제임스 트라웁 덕분에 역사서 속에 숨어 있던 브로드웨이 초기 극장 소유주들의 유치한 극장 전쟁과 금주령 시대 무허가 술집에 숨어들었던 갱들, ‘나이트클럽의 여왕’이었던 텍사스 기넌의 영화 같은 이야기, 타임스퀘어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광고장이 구드의 신화와 시시콜콜한 브로드웨이 이야기를 양지로 끌어올린 신문기자 윈첼 따위의 인물은 살아 숨 쉬는 생동감을 얻었다. 독자들은 현재의 타임스퀘어를 지키는 방송 관계자들, 장난감 가게 토이저러스 매장 사람들, 예술가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이 과거의 브로드웨이 이야기와 섞여드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20년 동안 뉴욕의 학교와 범죄, 정치와 정책에 대한 글쓰기를 고집해 왔던 저자의 뚝심은 이 책에서도 빛을 발한다.
타임스퀘어 개발과 보존에 대한 놀랍도록 구체적인 기록!
브로드웨이에서 최고의 브랜드는 브로드웨이 그 자체라는 얘기가 있다. 뉴욕 사람들이 사랑하는 타임스퀘어에서 마약과 섹스 산업을 걷어내고 20세기 초 42번가 전성기를 회복하자는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무려 30년이 걸렸다. 저자는 재개발 논의가 시작될 때 시의 입장, 개발업자들의 논리, 시민들의 반응까지도 세세하게 상술했으며 부동산업자들의 이해득실과 개발 이후의 청사진에 대한 갖가지 가능성까지 모두 실었다. 이것은 뉴욕 사람들이 사랑하는 타임스퀘어에 대한 태도가 어떠한지를 엿보게 해 주며, 그들이 42번가의 분위기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를 알게 한다. 무려 30년 동안 논의를 거친 뒤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타임스퀘어다. 그 자세한 기록은 기가 질릴 정도지만, 이 정도의 내용을 갈무리할 수 있는 자료가 남아 있다는 것 자체는 놀랍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타임스퀘어 이야기는 1904년, ‘타임스퀘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뒤부터 나이트클럽과 극장의 시대였던 1920년대와 1930년대를 지나고, 1960년대 섹스 산업의 메카로 떨어졌던 쇠퇴기를 지나 눈부신 재개발이 이루어진 1990년대까지 이어진다. 기록의 향연, 문화사의 획기적인 서술들이 책 읽는 재미를 한껏 높여 준다.
이미 서울은 타임스퀘어이며 또한 브로드웨이
브로드웨이의 이나 같은 대형 뮤지컬들이 한국에서 공연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 지는 이미 오래다. 뉴욕과 서울의 거리가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허나, 문화적인 거리는 가까워졌을지 몰라도 개발에 대한 조심성은 판이하게 다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당연히 청계천 복원 과정의 놀라운 속도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인사동 개발과 삼청동의 변화를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42번가 한 가지 주제로 이처럼 방대한 자료를 엮어 낼 수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부러운 일이다.
책을 읽는 동안 타임스퀘어 재개발을 결정하기까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심사숙고했던 과정을 서울 재개발의 거울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책장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시청 앞 광장에 대해, 정신없는 상업지구로 변해 가는 홍대 앞 거리에 대해, 종로 극장들의 무조건적인 멀티플렉스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