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북한 김정은 시대(2011.12~2023.5) 문학을 시기순, 쟁점별로 정리한 탈정전 문학사이다. 왜 탈정전 문학사인가? 서울의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하는 ‘북한문학사’와 평양의 문학사가가 서술하는 실제 ‘조선문학사’ 정전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수령론 중심의 연역적 ‘주체문학사’ 서술을 해체하고, 인민대중의 현실주의문학을 중심으로 귀납적인 실사구시 문학사를 구상하였다. 실사구시 문학사란 북한 문예지와 책에 실린 작품을 실시간으로 읽고 정리하되, 이념과 매체, 미학과 전형 등의 의미망으로 엮어서 평가, 서술 한다는 뜻이다.
지은이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조선문학』, 『문학신문』, 『청년문학』 등의 문예지와 『로동신문』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읽고 꼼꼼히 정리하였다. 그 결과 북한이 밖으로는 핵을 통한 ‘사회주의 강(소)국’을 외치고 안으로는 ‘사회주의 문명국’을 자부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김정은 시대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혁명과 선군에 복무하는 문학을 강조했던 선대와 달리 ‘인민생활 향상’으로 불리는 애민, 민생 담론이 부각된 점이다. 그에 따라 혁명 투사, 선군 투사 보다 ‘만리마 속도’를 창조하는 ‘만리마 기수’, ‘과학기술 룡마’ 탄 기수로 이미 지가 만들어진 청년 과학기술자 캐릭터를 중시하고 그들의 애정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는 일상성이 강화되었다. 앞으로 평양에서 나올 ‘조선문학사(2010 년대 문학)’와 함께 이 책이 남북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에게 견주어 읽히길 기대한다.
목차
김정은 시대(2012~23) 문학(사) 개관
제1부 선군(先軍)에서 민생으로: 김정은 시대 1기 문학
백두혈통의 권력 승계와 민생 명분 쌓기 ―3대 세습 정권 교체기 문학
선군(先軍)과 민생 사이 ―김정은 시대 초 ‘사회주의 현실’ 문학
청년 지도자의 신화 만들기 ―김정은 수령형상문학
‘마식령속도’와 ‘사회주의적 부귀영화’ ―김정은 시대 초 속도전의 문화정치
제2부 ‘사회주의 문명국’의 욕망: 7차 당대회(2016) 전후 김정은 시대 2기 문학
선군문학 쇠퇴와 주체문학 복귀 ―당(黨)문학 전통과 7차 당대회(2016) 전후 문학
상상의 ‘사회주의 문명국’ 공동체 ―김정은 시대 문학에 나타난 인민의 일상적 행복
청년 과학기술자의 사랑과 긍지 ―여성작가 작품의 (탈)냉전적 일상
제3부 ‘만리마기수’와 ‘붉은 보건전사’: 8차 당대회(2021) 전후 김정은 시대 3기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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