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크라테스는 왜 독배를 마셨나?』 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로마 문화의 요약집이면서 동시에 로마라는 거대한 세계에 입문하려는 분을 위한 가이드북이다.
목차
* 프롤로그 - 로마라는 ‘아이디어’ ……… 8
PART 1 트로이의 후예들
· 호메로스에 필적하는 로마 시인은? ……… 18
· 피 튀기는 로마의 건국 신화 ……… 24
· 브루투스, 로마 공화정의 아버지 ……… 28
· 신니내티의 유래와 조지 워싱턴 ……… 33
PART 2 지중해의 패권
· 카르타고를 멸해야 한다! ……… 44
· 로마와 카르타고의 악연 ……… 48
· 지중해 최강의 장군 한니발 ……… 55
·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 ……… 63
· 그리스의 영웅이 된 로마인 티투스 ……… 67
PART 3 공화국에서 제국으로
· 율리우스 카이사르, 로마제국의 아버지 ……… 82
· 왕이 되고 싶었던 카이사르 ……… 87
· 카이사르, 서민의 영웅 ……… 91
·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의 숨겨진 아들? ……… 95
· 운명의 그날 ……… 99
· 장례식의 대반전 ……… 104
· 안토니우스, 로마의 엄친아 ……… 110
· 악티움의 어이없는 대회전과 연인들의 최후 ……… 114
PART 4 팍스 아우구스타
· 공화국의 탈을 쓴 제국 ……… 126
· 어쨌거나 평화로웠던 로마 ……… 130
· 아우구스투스의 ‘시스템’ ……… 135
· ‘빵과 서커스’의 정치 ……… 140
· 예수의 죽음으로 보는 로마의 속주 상황 ……… 143
· 자식 복이 없었던 아우구스투스 ……… 150
· 네로, 로마를 불사른 황제 ……… 159
PART 5 로마의 일상
· 그리스 문화에 대한 열망 ……… 168
· 사회생활의 중심은 포룸 ……… 178
· 고대 세계의 성 관념 ……… 181
· 폼페이의 유적으로 보는 로마인의 생활 ……… 185
· 로마 상류층들의 어이없는 결혼관 ……… 188
PART 6 5현제와 제국의 가을
· 화장실에 세금을 매긴 황제 ……… 200
· 인류가 가장 큰 행복과 번영을 누린 시기 ……… 204
· 자식 복이 없었던 아우렐리우스 ……… 211
· ‘위기의 3세기’와 디오클레티아누스의 4두 체제 ……… 214
· 4두 체제의 붕괴와 콘스탄티누스 ……… 218
· 밀라노 칙령과 최후의 결전 ……… 224
· 콘스탄티노플의 탄생 ……… 229
PART 7 제국은 왜 몰락했을까?
· 야만족의 침입 때문일까? ……… 236
· 호리병에서 풀려난 악마 ……… 240
· 로마는 자신의 무게 때문에 저절로 무너졌다? ……… 243
· 공화국 정신의 쇠퇴와 기독교의 발흥 ……… 247
· 이슬람세력의 등장과 지중해 문명의 몰락 ……… 251
· 티베르강을 떠나버린 나이키 여신 ……… 254
* 에필로그 - 로마인과 그리스인의 차이 ……… 263
* 찾아보기 ……… 266
* 참고문헌 ……… 272
저자소개
곽작가
출판사리뷰
로마라는 ‘아이디어’
그리스인들이 모든 것을 시작했다면, 로마인들은 그 모든 것을 지중해 전역으로 퍼뜨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페르시아 전쟁 이후 그리스인들은 ‘그리스인과 야만인’을 분명히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로마인들은 제국으로 향해가면서 점점 더 많은 ‘야만인’들에게 로마 시민권을 나눠주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그리스와 로마의 가장 큰 차이인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그리스는 지중해를 안마당처럼 생각했지만 지중해를 두르는 제국을 건설하는 데는 실패했고, 로마인들은 바로 그 일에 성공했지요.
지중해를 제패한 로마인들은 도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스페인과 마우리타니아, 시리아와 이집트까지 어디든 열흘이면 로마군단이 진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도로는 군사용으로만 쓰인 게 아닙니다.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사도 바울이 그리스와 아나톨리아의 개척교회들에게 수시로 편지를 보낼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로마의 도로가 우수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로마의 도로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나라의 기독교인들은 고린도 전서 13장의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같은 유명한 구절을 외우고 있지 못할 거라는 뜻입니다. 바울이 시리아의 다마스커스로 가던 길도 로마의 도로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바울이 그곳에서 갑자기 예수의 환영을 보고 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면 전세계 기독교의 역사는 달라졌겠지요.
그리스인들이 연못 주변의 개구리처럼 지중해라는 거대한 내해 곳곳에 항구를 건설하고 살았다면, 로마인들은 항구를 교두보로 삼고 고대의 고속도로를 통해 내륙 깊숙한 곳까지 진군하여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곳은 모두 차지하고 나머지는 야만인들의 손에 맡겨두었습니다.
로마는 무엇보다도 상무국가였습니다. 군사 작전에서는 때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인했지요. 하지만 미를 알아본 무사들이라고나 할까요. 그리스 문화를 존경했던 그들은 그리스에 대해서만큼은 대체로 관대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최초로 그리스 땅을 정복한 티투스 플라미니누스는 마치 어려운 친척을 찾아온 손님처럼 굴었다고 하지요. 후일 로마에 편입된 아테네가 반란을 일으키자,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이를 간단히 진압한 후 아테네 시민들을 용서하면서, “너희들이 조상들 덕분에 관대한 처분을 받는 것이 도대체 몇 번이나 될까.”라고 씁쓸하게 덧붙였습니다.
상무국가 로마는 그리스를 정복했지만, 그리스는 로마의 정신을 사로잡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미술사가 아놀드 하우저는 그리스가 최고의 예술작품을 만들어낸 건 사실이나, 예술을 대중에게 보급한 것은 로마라고 말합니다. 로마가 그리스 문화를 흉내내기만 한 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로마사를 돌아보면 가장 주목이 가는 건 역시 정치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서로마만 보면, 군주제로 시작해서 공화제로 이행했고, 공화정의 탈을 쓴 군주제로 돌아갔다가 결국에는 군인황제들의 군사독재로 마감합니다.
그동안 로마는 호메로스나 플라톤 같은 역사상 최고의 문사文士들 보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아우렐리우스 같은 최고의 정치인을 낳았고, 때로는 칼리굴라와 콤모두스 같은 미친 황제도 선보였습니다. 다행히 헤로도투스보다는 투키디데스의 정신을 이어받은 역사가들인 타키투스, 수에토니우스, 리비우스 등이 시대를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로마 역사가 중 가장 그리스적인 그리스인 출신 역사가 플루타르코스조차도 특정 사안에 대해 자신이 아는 모든 정보원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객관성을 주장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들 역시 당대의 정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란 걸 감안할 때 그들의 기록을 100% 신뢰할 수는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로마를 가능한 당대 역사가들의 기록과 로마사에 정통한 후대 역사가들의 고전에 근거하여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베르길리우스와 셰익스피어 같은 시인의 언어도 빌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서구문명에서 로마란 한때 이탈리아와 레반트, 북아프리카와 스페인에 이르는 거대한 지역을 지배한 물리적 실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베르길리우스에서 셰익스피어 같은 시인, 수에토니우스와 기번 같은 역사가들이 만들어낸 당대와 후대의 여러 고전으로 이루어진 ‘아이디어’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왜 독배를 마셨나?』와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로마 문화의 요약집이면서 동시에 로마라는 거대한 세계에 입문하려는 분을 위한 가이드북입니다. 즐거운 공부와 여행 되시기를 바랍니다.
2023년 2월 곽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