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숲을 들여다보는 순간!
한국사의 감춰진 모습이 보인다!
환경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사에서 환경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대한 연구는 드물었다. 고구려사 연구자인 김용만은 고구려와 조선 사람들의 삶이 왜 달라졌는가에 대해서 천착하다가 숲에 주목하였다. 한국사의 무대인 한반도와 만주, 연해주 일대는 숲으로 가득한 곳이다.
그렇지만 한국사의 주 무대였던 숲은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인이 농경민이라는 선입견이 너무도 강했기 때문이다. 숲은 농경지보다 다채로운 공간이다. 숲이 변하면 인간의 삶이 달라짐에도 우리는 숲을 외면해왔다.
목차
머리말
1장 왜 한국사에서 숲을 이야기하는가?
1. 한국사는 농경민의 역사일까?
생태 망각 기준점 이동 신드롬 / 달라진 생활환경
2. 농경민이 만든 편견
수렵 채집민이 야만인? / 문명사회의 야만
3. 한국사의 주 무대였던 숲
배움의 공간이자 종교를 탄생시킨 숲 / 나무의 바다 / 신라 촌락문서 / 숲의 질
4. 숲을 바꾼 인간
농업 혁명 / 숲을 구분하다 / 인공조림
5. 국가와 수렵 채집민
농업의 시작은 인류 최악의 실수? / 전염병에서 안전한 숲 / 농경민의 강점 / 만리장성은 인간 목장의 울타리
6. 생업에 따라 다른 사람들
농경민 / 반농반렵민 / 유목민 / 수렵 채집민
7. 한 · 예 · 맥 · 말갈은 누구인가?
한 · 예 · 맥의 차이 / 말갈은 누구? / 말갈족의 계보는 믿을만한가?
2장 왜 환웅은 신단수로 내려왔을까?
1. 신단수와 신시
신단수 / 하늘로 통하는 사다리 / 수렵 채집민이 만든 신전 / 웅녀는 최고의 어머니
2. 숲에서 태어난 건국시조들
숲에서 태어난 건국시조들 / 신에게 허락받은 백제 건국 / 산에서 내려온 신라 6부 촌장
3. 수렵민이 세운 나라의 변신
코미타투스 / 수렵 채집민의 변신 / 인구 증가
3장 숲에 사는 사람들
1. 『삼국유사』에서 만난 숲의 사람들
아나키스트의 땅 / 은자들의 세계
2. 신과, 인간, 동식물이 어울려 사는 숲
고분벽화에 그려진 신수 / 산해경의 세계 / 동물과 인간이 사랑하는 시대 / 숲이 사라지고 남은 유일신
3. ‘데르수 우잘라’와 발해인
데르수 우잘라 / 그가 사랑받은 이유 / 발해인의 후손
4. 나무를 숭배한 사람들
나무가 고분벽화에 그려진 까닭 / 고분벽화에 그려진 신단수 / 산수화 등장의 의미
5. 모피 사냥꾼
농경민과 교역 / 모피 교역 / 모피가 바꾼 사회
6. 인삼, 숲 사람들을 바꾸다
최고의 약재 인삼 / 인삼 교역 / 천연 약재 교역
4장 수렵민 ‘제국을 세우다’
1. 주몽이 되고 싶은 사람들
추모왕과 온달 / 인재선발의 기준 활쏘기 / 강궁 쏘기
2. 전쟁의 시대와 수렵민
쇠뇌와 강궁 / 고구려와 동옥저의 차이 / 경당과 화랑도
3. 전쟁기계
왕을 거부한 수렵 채집민 / 국가를 세운 수렵 채집민 / 전쟁기계
4. 수렵민, 제국을 세우다
말을 탄 수렵민 / 말의 나라 / 수렵민의 제국
5. 전쟁 목적으로 활용된 숲
임수 / 전쟁과 임수 / 전쟁 피해를 입은 숲
6. 살생유택이 세속오계에 포함된 까닭
세속오계 / 수렵 채집민의 계율 / 삼국의 위기 극복 방법
5장 달라져버린 숲
1. 소금, 철, 선박 그리고 나무
권력과 벌목 / 소금과 땔감 / 금속과 나무 / 선박과 목재 / 왜구를 막는 최고의 대책
2. 우경과 숯
신라 촌락문서 / 겨리농사 / 사치품 숯 / 숯의 낭비가 가져온 신라의 멸망
3. 울창한 숲과 거대 건축물
과시용 건축물 / 경쟁적으로 지어진 대형 건축물 / 고려의 대형 건축물 / 시대별로 달라진 목재
4. 숲에 들어온 사찰
사찰로 바뀐 성스러운 숲 / 사찰과 기와 / 불교의 상징물 / 숲 지킴이가 된 사찰
5. 숲과 함께 달라진 돼지의 위상
사람과 동물이 사랑한 도토리 / 돼지가 바꾼 역사 / 돼지와 멧돼지 / 천대받은 돼지
6장 농경민의 세계
1. 발해인과 여진인의 이별
발해의 특산물 / 부족민의 비율이 높았던 발해 / 발해인과 여진인의 차이 / 고려에서 차별받은 사람들 / 고려사 최악의 오판
2. 고려와 숲
중앙집권과 지방분권 / 고려의 다양성 / 고려의 산림천택
3. 몽골과 왜구가 바꾼 고려의 숲
몽골이 고려에 요구한 물품 / 몽골의 일본원정과 고려의 배 / 왜구가 노린 소나무
4. 가까운 숲과 먼 숲
개경 건설에 필요한 숲 / 강화 천도에 사용된 목재 / 목재 운송비 / 산림의 사유화
7장 호랑이를 잡으려다 숲을 태운 조선
1. 조선의 숲 관리와 산불 대책
조선의 산림정책 / 산불예방 대책 / 나무 심기
2. 조선이 사랑한 소나무
송악산의 소나무 / 조선의 소나무 사랑 / 소나무를 보호하라 / 소나무의 장단점
3. 포호정책의 효과
인왕산 호랑이 / 호랑이의 폐해 / 포호정책의 실시 / 포호정책의 효과
4. 지켜지지 못한 조선의 숲
산림은 공유지 / 조선 산림정책의 문제 / 원칙이 무너진 정책
5. 정약전이 비판한 금송정책
봉산과 송전 / 송정사의 / 악목이 된 황칠수와 감귤나무 / 법 위에 군림한 관리
8장 숲을 잃은 조선
1. 온돌, 기인의 하소연
온돌의 장단점 / 기인의 하소연 / 땔감 수요 급증 / 도성 주변 산림의 황폐화
2. 화전을 앞세운 농민, 숲으로 진격하다
화전농법 / 화전의 급증 / 화전 금지령의 유명무실화
3. 숲을 잃어버린 대가
광산 개발과 숲 / 화전의 6가지 피해 / 홍수 재해의 급증
4. 경제활동의 변화
사냥하지 않는 왕 / 사냥감의 감소 / 물고기 소비의 증가 / 시장에 의지하게 된 농민
5. 서양인이 본 조선의 숲
도성의 비보숲 / 도성 주변의 민둥산 / 서양인이 본 조선의 숲 / 19세기 조선의 환경위기
9장 20세기 숲의 변화
1. 일본의 산림 수탈과 화전민의 증가
열강들이 노린 산림 개발권 / 일제가 만든 산림법 / 산림 황폐화의 지속 / 도시 연료 문제와 철도 / 토막민과 화전민의 증가
2. 산림녹화의 시작
동요 메아리 / 산림 보호정책의 실시 / 쉽지 않은 산림 회복
3. 연료 소비 변화와 산림녹화의 성공
화전민 정리 성공의 이유 / 북한의 산림 빈곤 / 산림 면적의 감소
4. 변화된 숲, 미래의 숲
아직도 부족한 숲 / 중요해진 도시숲 / 숲 없이 살 수 없는 인간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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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김용만
출판사리뷰
역사적으로 방치되었던 숲
고대사에서 중요한 위치 차지해
농경민의 입장에서 본 숲에 사는 사람들은 바바리안이나 오랑캐, 야만인으로, 정복되어야 하고 교화되어야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야만인은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려 인간을 차별하고, 자연을 파괴하고, 가식으로 자기를 포장한 농경민, 도시민일 수도 있다. 한국 역사에서의 수렵채집민은 원시적인 삶을 고수하며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살아가는 소수 부족민이 아니다. 그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농경민과 교류하면서 국가를 만들고, 한국문화의 토대를 만든 사람들이었다. 한국사는 숲에서 시작되었다.
한국 고대사에서 숲은 인간의 의식세계를 좌우하는 중요한 공간이기도 했다. 온갖 신화와 종교를 탄생시킨 공간이며, 신의 공간이기도 했다. 숲이 무성한 곳에서는 다신교 신앙이 전파되고, 사막이나 초원지대에서는 일신교 신앙이 전파된다. 한반도의 숲이 번성하고, 또 소멸됨에 따라 한국 종교사적 측면에서도 종교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농경 중심의 조선시대와
수렵 채집 중심의 삼국시대를 다르게 읽어야
“역사학의 근본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삼국시대에는 농사만으로 먹고 사는 전업 농민이 많지 않았고, 채집과 수렵, 가축 키우기와 농사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반면 조선 후기에는 숲이 크게 사라지면서 채집과 수렵에서 얻을 것이 줄었기 때문에 농사에만 전념했습니다. 삼국시대 사람들과 조선시대 사람들의 전투력의 차이는 생업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숲에 많은 것을 의지하며 살았던 고대인들과 숲을 파괴하며 자연을 대상화시킨 현대인들의 가치관은 너무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 김용만은 숲이 달라지면 사람들의 삶이 변하고, 생각이 변하고, 문화가 달라진다고 덧붙인다. 그는 “숲에 사는 사람들은 결국 숲에서 나와 농경민이 되고, 도시민이 되고, 문명인으로 전환되는 길을 걷게 되지만, 현재의 결과 때문에 그들이 역사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왜 조선은 숲을 잃었는가?
숲이 조선사에 미친 영향에 주목해야
인간이 문명을 발전시킬수록 숲은 훼손되기 마련이다. 건축 자재로, 땔감으로 목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은 농민 생활 안정을 위해 포호정책을 실시했다. 포호정책의 결과 호랑이가 줄어들자, 숲은 더 이상 신성한 공간이 아니었다. 숲을 농경지로 개간하는데 장애가 사라졌다. 화전이 늘어나고, 온돌의 확산으로 땔감 수요가 늘어나자 숲은 급속히 파괴되었다. 지나친 농업 중시 정책으로 생태환경이 악화되자, 농민들은 자급자족하기가 어려워져 시장에 의존하게 되었다. 조선 말 민둥산이 늘어나면서 수렵 채집민도 사라졌다. 숲은 조선의 사회, 경제, 사상, 문화를 바꾸었다.
20세기 한국사의 변화도 숲과 함께 이루어졌다. 인간은 숲이 없이 살 수가 없다. 한국사의 공간적 영역에서 소외되었던 숲과 숲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숲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