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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녀의 탄생(돌베개 한국학 총서 11)(양장본 HardC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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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열녀의 탄생(돌베개 한국학 총서 11)(양장본 HardCove
정가 ₩38,000
판매가 ₩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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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돌베개
ISBN 9788971993378
출간일 200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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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이 건국하는 1392년부터 조선조가 종언을 고하는 시기까지 5백 년 동안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진행되었던 남성-양반에 의한 여성 의식화 작업을 추적하고 있다. 쉽게 말해 조선 시대 열녀(烈女)가 남성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라는 익숙한 주장에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광범위한 열녀 관련 자료를 조사하였고, 이를 통해 조선 시대의 남성-양반은 국가권력이 장악한 인쇄·출판 기구를 동원해서 일방적으로 남녀의 차별과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담은 텍스트를 생산한 다음 여성의 대뇌에 강제적으로 심고자 했음을 밝혀 내었다.

부녀자가 개가할 경우, 자녀의 관직 진출에 제한을 가하고, 절한 여성에게는 향리에 정문(旌門)을 내려 사회적 명예를 보장하는가 하면 신역을 감면시켜 약간의 경제적 이익을 주기도 했다. 또한 인쇄와 출판을 국가가 독점함으로써 『소학』, 『삼강행실도』 열녀편, 『내훈』 등을 통해 여성이 ‘여성 교양의 함양’이라는 일견 우아한 목적을 내세워 여성의 일상적 행위와 의식을 통제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1장 문제의 제기

2장 유교의 ‘이상적 여성’ 발명과 구체화의 시작
1절 이상적 여성- 절부와 열녀
2절 이상적 여성의 구체화- 법과 제도
1. 개가의 금지 / 2. 격리와 유폐 / 3. 수절의 장려

3장 여성 의식화 텍스트의 도입, 제작과 보급
1절 『소학』·『삼강행실도』 열녀편·『내훈』의 도입과 제작
1. 유교적 여성관의 원천 『소학』 / 2. 여성의 성적 종속성의 실천─신체 희생과 『삼강행실도』 열녀편 / 3. 여성 일상의 지배-『내훈』
2절 『소학』·『삼강행실도』 열녀편·『내훈』의 인쇄와 보급
1. 『소학』의 보급과 사림 / 2. 『삼강행실도』의 국역·축약본과 보급 / 3. 『내훈』 및 기타 텍스트의 보급 / 4. 임진왜란 이전 각 텍스트의 지방 출판 상황

4장 열녀의 발생과 그 성격의 변화
1절 고려 말부터 임진왜란 이전까지의 열녀
1. 『조선왕조실록』 등 자료의 종류와 성격 / 2. 조선 전기 ‘절부’와 ‘열녀’의 성격
2절 임진왜란에서의 열녀의 발생
1.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열녀편의 내용과 성격 / 2. 임진왜란의 열녀─죽음의 보편화
3절병자호란과 열녀
1. 병자호란의 성격과 열녀 / 2. 피로여성─ 오염된 여성에 대한 억압

5장 임병양란 이후의 여성 의식화 텍스트
1절 국가 주도의 여성 의식화 텍스트 제작
1. 임병양란 이후 『삼강행실도』의 재간행 / 2. 여성 일상을 의식화하는 텍스트들
2절 민간에서의 새로운 텍스트들의 등장
1. 민간의 여성 의식화 텍스트의 전통 / 2. 새로운 텍스트의 다양함과 풍부함 / 3. 텍스트의 목적─ 여성의 일상에 대한 통제
3절 문학 텍스트의 활용
1. 의식화 수단으로서의 문학─ 규방가사 / 2. 계녀가와 「복선화음가」 / 3. 규방가사의 유통과 재생산
4절 열녀전 등 전기텍스트의 대량 창작과 유통

6장 열녀의 탄생
1절 열행과 죽음의 단일화와 그 급격한 증가
2절 열행과 잔혹성의 강화
3절 여성 윤리에서 열 윤리의 최우위성
4절 열행과 죽음, 잔혹성과 텍스트와의 관계

7장 열녀담론에 대한 비판과 한계

8장끝맺음

후기 / 주석 / 부록 / 찾아보기


부록 차례
【부록 1】한 유향『고열녀전』(사고전서본) 목록
【부록 2】명 해진 등 찬, 『고금열녀전』(사고전서본) 목록
【부록 3】이십오사 소재 열녀전 목록
【부록 4】『삼강행실도』열녀편 목록
【부록 5】『속삼강행실도』 열녀편 목록
【부록 6】『고려사』 권121, 열전 제34, 열녀 목록
【부록 7】『신증동국여지승람』 열녀 자료
【부록 8】『동국신속삼강행실도』열녀 자료
【부록 9】『조선왕조실록』 열녀 자료
【부록 10】『한국문집총간』여성 관계 자료 목록
【부록 11】열녀전 목록
【부록 12】『한국문집총간』 소재 열녀정려기 등 기타

저자소개

강명관

출판사리뷰

이 책은 조선이 건국하는 1392년부터 조선조가 종언을 고하는 시기까지 5백 년 동안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진행되었던 남성-양반에 의한 여성 의식화 작업을 추적한 것이다. 조선 시대의 남성-양반은 국가권력이 장악한 인쇄·출판 기구를 동원해서 일방적으로 남녀의 차별과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담은 텍스트를 생산한 다음 여성의 대뇌에 강제적으로 심고자 했다. 장구한 의식화 작업의 결과, 임진왜란 이후 수많은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자신을 정의했으며, 성적 족속성의 실천을 위해 자기 생명을 버리는 것을 여성 고유의 윤리 실천이라 믿게 되었다. 그리고 남성-양반은 그 여성을 ‘절부’(節婦) 혹은 ‘열녀’(烈女)라 부르며 찬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죽음은 윤리의 이름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돌베개 한국학 총서 11 : 열녀의 탄생
조선 시대 열녀(烈女)가 남성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라는 주장은 지극히 단순하고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왜 그런가 하고 물으면 그 근거를 대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광범위한 열녀 관련 자료를 조사하여 이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이 책의 부록으로 실린 열녀 관련 자료를 보면 『고열녀전』, 『고금열녀전』의 목록, 이십오사(二十五史) 소재 열녀전 목록, 『삼강행실도』 열녀편 목록, 『조선왕조실록』 열녀 자료, 『한국문집총간』 소재 열녀기 등 사료로 남아 있는 열녀 관련 자료를 모두 망라하다시피 하였다. 이러한 자료 정리는 이전의 열녀 연구 및 여성사 연구에서 볼 수 없었던 큰 작업이며, 앞으로도 여성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학술적 가치가 큰 자료이다.

조선 시대 국가-남성의 이데올로기, 열녀 탄생의 역사

흔히 쓰는 말 중에 ‘일부종사’ 혹은 ‘삼종지도’라는 말이 있다. 여자는 한 남자 즉 한 남편만을 섬겨야 한다는 것이며, 일생 동안 아버지, 남편, 아들의 뜻을 따르는 것이 여자의 도리라는 것이다. 이혼이 횡행하고 여권(女權)이 신장했다는 요즘에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쓰이는 이 말의 연원을 따져들다 보면 조선 시대 여성의 잔혹한 역사를 탄생시킨 열녀 이데올로기와 만나게 된다.

자신의 성적 종속성을 천명하기 위해 신체까지도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열녀는 고려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고려 시대에 존재했던 것은 ‘절부’다. 절부는 유일한 성적 대상자인 남편의 부재(주로 사망)시에 다시 결혼하지 않는 여성을 지칭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아내의 부재(주로 사망)시에 결혼하지 않는 남성인 ‘의부’(義夫)와 짝을 이루었다. ‘수절’은 여성에게만 강요된 윤리가 아니었고, 여성의 재가, 삼가가 얼마든지 허락되는 상황에서 절부는 여성 자신의 선택이었지, 도덕적·법적 강제 사항이 아니었다.
그러나 조선 건국 이후 『경국대전』에 와서 ‘의부’를 포상 대상에서 삭제함으로써 배우자에 대한 성적 종속성을 오로지 여성의 윤리로 강제하기 시작했다. 이후 조선의 가부장제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여성의 신체 일부 혹은 전체를 스스로 희생하게 하면서까지 요구했고, 그것을 실천한 여성이 곧 열녀였다. 열녀는 고려 말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고, 여말선초의 사대부들이 발명한 것이다. 건국 초기에 열녀 이데올로기는 강제적 성격을 띠었지만, 법적·제도적 장치와 텍스트를 통해 확산된 이후에는 여성들의 정신에 내재화되었고, 이는 행위 주체자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자발적인 것이 되었다. 2세기를 지나 17세기를 통과하면서 성리학을 국가 이념으로 하는 조선은 치밀한 계획 하에 ‘열녀 제작 프로젝트’를 완성시켰다.

21세기, 여성의 주체성을 다시 생각한다

조선 건국 후 끊임없이 진행된 ‘열녀 제작 프로젝트’의 목적과 방법을 문헌 자료를 살펴 꼼꼼히 추적해 놓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춘향전』의 춘향이가 성리학이라는 당대 지배 이데올로기를 거스르고 새로운 신분 질서와 평등한 사랑을 꿈꾼 근대적 인물인지, 아니면 열녀와 기녀라는 아이러니한 여성관을 만들어낸 남성들의 이중적 욕망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아울러 새로 나올 5만원권 지폐의 인물로 선정된 최초의 여성 모델 신사임당이 과연 우리가 존경하고 따라야 할 대표적인 여성상인가 다시 한 번 되짚어보게 된다.
더불어 이 책에 나온 조선 시대 여성들의 맹신에 가까운 열녀로서의 신념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도 되돌아보게 한다. 조선 시대 열녀들 스스로는 ‘나’의 정체성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동한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조선 시대 국가-남성(양반)이라는 외부 권력에 의해 만들어진 왜곡된 주체성이었다. 국가적·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지금의 ‘나’는 진정 국가와 미디어, 자본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나’의 정체성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타자에 의해 왜곡된 것은 아닌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 내용 소개 】

조선시대 열녀는 왜 만들어졌는가?


국가 이데올로기로서의 가부장제
조선을 건국한 남성-양반들은 신유학, 곧 성리학을 국가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였다. 성리학의 이념을 토대로 하여 국가와 사회를 완성시키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유가(儒家)는 국가를 가족의 확대 형태로 보기 때문에 우선 가족 내부에서 가부장제를 확립할 필요가 있었다. 유교적 가부장제는 남성이 여성을 권력적으로 지배하는 시스템의 정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유교적 가부장제의 성립은 곧 친족 제도 내에서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 권력의 일방적 강화, 아내에 대한 남편 권력의 강화, 딸에 대한 아들의 권력적 우위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곧 남성 중심적 친족 제도의 성립을 말하는 것이며, 이것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하락을 의미했다. 남성과 여성의 성적 관계가 수직적·종속적 관계로 변화한다는 것은, 여성이 맺는 성적 대상을 오로지 한 남성으로 제한하여, 그 남성에게 성적으로 종속시킨다는 것이다.

여성이 일생 동안 단 한 사람의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것이 윤리적이라고 한다면, 남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합법적으로는 축첩제도를 통해, 비공식적으로는 사치 노예인 기녀, 성 판매자인 창녀를 통해 남성들은 복수의 여성과 성관계를 맺을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남성-양반은 권력을 이용하여 비녀(婢女)의 성을 수탈할 수 있었다. 이것은 범죄도 비윤리적 행위도 아니었다. 남성의 성적 대상은 복수적이고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는 불평등성은 여성에게 강제될 필요가 있었고, 조선 초기 남성은 국가의 권력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다. 이제 남성은 국가-남성이 되었다.

임진왜란·병자호란이라는 시대적 배경
조선 건국 이후 진행되어 온 국가-남성에 의한 여성의 의식화, 즉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종속성이 거의 완벽하게 진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났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여성들은 왜적의 강간, 납치의 위협에 놓이게 되었다. 『동국신속삼강행실도』에는 임진왜란 때 열녀가 된 441명의 사례를 싣고 있어, 이 전쟁으로 광범위한 여성의 희생이 있었음이 확인된다. 『동국신속삼강행실도』에서 열녀들은 모두 왜적의 강간, 납치에 맹렬히 저항하고, 자신의 목숨을 버린다. 이것이 발생했던 사건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더라도 441명의 사례가 거의 동일한 서사 구조를 갖고 있기에, 여기에는 이 사례들을 어떤 동일한 형태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욕망은 여성의 죽음을 열녀로 기억하고, 또 열녀를 대량으로 생산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바로 이 욕망이 이 『동국신속삼강행실도』를 만들어낸 국가-남성의 의도이다. 국가-남성은 전쟁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조차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으려 했다.

그 의도가 성공적이었음은 병자호란을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된다. 병자호란은 짧은 기간의 국부적 전쟁이었기에 여성 희생자가 임진왜란처럼 대규모는 아니었으나, 대신 청병에 의한 여성의 납치가 대규모로 일어났다. 여성들은 뒤에 돈을 지불하고 속환(贖還)되었지만, 이들 속환된 여성은 모두 ‘성적 오염’의 가능성 때문에 가문에서 축출되었다. 그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와 저항은 전혀 찾을 수 없다. 전쟁을 기화로 국가-남성은 여성을 완벽하게 통제하게 되었다.

결혼 형태의 변화
여성이 남성에게 성적으로 종속되는 존재라는 것이 두 전쟁을 거치면서 확인되고, 전쟁이 끝난 17세기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혼인제도가 부처제(婦處制)에서 부처제(夫處制)로 바뀌면서, 이제는 일상 속에서도 여성의 의식화 작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 시기 가문마다 열녀 관련 텍스트가 다종,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 것은, 딸과 며느리를 겨냥한 것이었다. 딸은 곧 시집가는 여성이었고, 며느리는 곧 남성의 집안으로 결혼을 통해 들어온 여성이었다. 이들을 이질적인 ‘시집’이라는 공간 속에서 훈육하기 위해 새로운 텍스트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텍스트가 약간씩 달랐던 것은, 가문마다 사회적 위상과 문화가 조금씩 달랐기 때문이었다. 전쟁과 결혼 형태의 변화가 일어난 17세기 중반부터 국가-남성의 여성에 대한 통제, 곧 가부장제는 거의 완벽하게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임병양란을 기점으로 하여 성리학에 대한 회의가 시작되고, 유교국가가 동요했으며 봉건제가 해체된다고 하는 기존의 통설과는 정면으로 충돌한다.

조선시대 열녀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열녀를 장려하는 법과 제도
국가-남성은 국가권력을 동원하여 여성을 세뇌했는데, 이 작업은 먼저 법과 제도의 영역에서 시작되었다. 조선 건국 초기에 여성의 재가(再嫁), 삼가(三嫁)는 부자연스럽거나 부도덕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점차 조선의 국가-남성은 재가와 삼가를 부도덕한 행위로 몰아갔다. 그 결과 성종조의 『경국대전』(을사대전)에 사족의 부녀자가 개가할 경우, 자녀의 관직 진출에 제한을 가하는 법이 제정되었다. 이와 아울러 개가하지 않고 수절할 경우 수신전(守信田)을 지급하는 등 여성의 재가를 금지하고 수절을 장려하는 정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수신전은 곧 폐지되지만, 수절한 여성에게는 향리에 정문(旌門)을 내려 사회적 명예를 보장하는가 하면 신역을 감면시켜 약간의 경제적 이익을 주기도 했다. 이 역시 『경국대전』에 실려 제도화되었다. 제도적 강제와 지원을 통해 국가-남성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종속성의 실천을 유도했지만, 이것만으로 여성의 성적 종속성의 실천, 곧 수절을 끌어내기는 어려웠다. 또 원칙적으로 국가-남성은 남성에게 성적으로 종속될 뿐만 아니라 가족 내 일상에서도 ‘남성의 하위자’로서 여성을 의식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다른 책략이 필요했다.

이데올로기의 확산 도구로서의 텍스트 보급
그 책략은 여성 의식화를 선동하는 텍스트의 대량 생산과 보급이었다. 이 점에서 국가의 인쇄, 출판 독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 시대의 인쇄는 거의 국가가 독점하고 있었다. 국가 기관을 제외한 영역에서 인쇄와 출판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불경을 인쇄, 출판하는 사찰이 있었으나, 그 규모는 국가가 독점한 인쇄에 비하면 예외적인 존재에 지나지 않았다. 민간의 인쇄, 출판은 거의 18세기 후반이 되어서야 가능했고, 생산된 것 역시 국가의 인쇄, 출판물과 다르지 않았다. 더욱이 지식인들이 모두 양반 사대부였기에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이탈하거나 비판하는 텍스트의 생산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런 국가 시스템이 만들어낸 텍스트들은 여성에 대한 성적 종속성을 거의 초험적 수준으로 내면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조선 후기 열녀전에서 여성이 죽음으로써 열행을 실천했을 경우, 그것을 타고난 천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남성의 의도에 의한 여성의 성적 종속성을 초험적인 윤리 의식으로 규정하여 찬미함으로써 남성의 의도를 은폐하려는 것이었다.

열녀의 사례가 실린 텍스트들-『소학』·『삼강행실도』 열녀편·『내훈』
여성의 ‘성적 종속성’이 자발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성적 종속성은 인간 본래적 윤리라는 것, 즉 열녀 윤리의 자발적 실천이 완성된 인간으로서의 궁극적 목표임을 설득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은 여성에게 새로운 의식적 주체를 심어주는 것을 의미했다. 즉 이제까지 여성에게 어떤 주체성이 있었다면, 그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주체성’을 심어야 했다. 새로운 ‘주체성’을 심는 역할은 이런 의도와 내용을 담은 텍스트에게 주어졌다. 그런 텍스트 중 대표적인 것이 『소학』, 『삼강행실도』 열녀편, 『내훈』이다.
『소학』은 사대부의 에토스를 구축하는 여러 관념과 행위들을 조합한 텍스트로서, 남성의 여성에 대한 지배적 태도와 원망, 곧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종속성에 대한 주장을 싣고 있었다. 그 주장들은 『예기』를 위시한 여러 고전적 텍스트에서 인용한 것이지만 『소학』은 여성들에게 직접 읽히기 위한 텍스트는 아니었다. 고려 말에 수용된 이 텍스트에 사대부들 스스로가 의식화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중종조에 와서야 사대부들은 진리적 행동의 준거로서 『소학』에 의식화되었다. 일부종사(一夫從事), 일초불개(一醮不改) 등의 관념을 통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성적 종속성이라는 관념 역시 이 시기에 와서야 남성들이 진리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가족 내부에서 여성의 성적 종속성의 관철은 여전히 느린 속도로 진행되었다. 그리하여 일상에서 여성을 가부장제에 속박하고, 가족 내부에서 그 행위를 지시할 또 다른 텍스트가 필요했다.

소혜왕후 한씨가 편집한 『내훈』은 대부분 『소학』을 인용한 것으로, 『소학』 외에 『이씨여계』(李氏女戒) 『방씨여교』(方氏女敎)와 같은 텍스트를 인용하였다. 이 텍스트가 취하고 있는 결혼의 형태는 시집살이였고, 시집 속에서의 인간관계에서 복종적 삶을 살 것을 요구했다.

『삼강행실도』 ‘열녀편’은 여성이 성적 종속성을 어떤 방법으로 실천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성적 종속성이 위기에 처할 경우, 자기 가학적 방법을 통해 여성이 신체의 일부를 희생하거나 자결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 잔혹한 방법은 생명의 의지를 거스르는 것이었기에 상식을 벗어난 것이었고, 보통 사람이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따라서 이것은 곧 열렬한 행위, 곧 열행(烈行)로 인식되었다.
『소학』이 편집된 텍스트인 것처럼, 『삼강행실도』 ‘열녀편’ 역시 『열녀전』, 『고금열녀전』, 중국 단대사(斷代史)를 근거로 편집된 텍스트다. 이러한 편집 과정에서 독특한 유형의 인간이 나타난다. 원래 『열녀전』과 단대사는 ‘열녀’(烈女)가 아닌 ‘열녀’(?女)를 싣고 있었고, 거기에는 대단히 다양한 여성들이 수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삼강행실도』 ‘열녀편’은 오직 단 하나의 여성, 곧 남성에 대한 성적 종속성을 실천하기 위해 생명과 신체를 희생하는 여성만이 나타난다. 여기서 조선 시대 여성들이 본받아야 할 열녀상(烈女像)이 창출되었다. 『열녀전』과 이십오사(二十五史)에 나오는 지적·도덕적·정치적으로 남성보다 우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들은 모두 제거되고 오직 성적 종속성을 실천한 여성만이 채택되었다.

국가-남성에 의해 가장 광범위하게 보급된 텍스트는 『삼강행실도』 ‘열녀편’이었다. 세종 14년에 편집된 ‘열녀편’은 한문이었고, 성종이 즉위하면서 ‘열녀편’의 언문 축약본이 나왔으며, 중종조에는 속편이 나왔다. 언문 축약본은 성종과 중종조에 대량으로 보급되었다. 특히 중종조의 사림 정권은 이 텍스트의 보급에 거의 광적인 행태를 보였다.

이외에 ‘내방가사’ 혹은 ‘규방가사’ ‘여성가사’라고 불리는 작품군에 속하는 일련의 문학작품이 여성의 일상적 행위와 의식을 통제하는 텍스트로서 존재했다. 내방가사 중 가장 많은 작품수와 이본을 가지고 읽혔던 계녀가(誡女歌)와 「복선화음가」는 문학적 형식으로 쓰인 것이지만, 사실상 『내훈』의 변형물이다. 단지 이념적 세뇌 작업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문학을 통해 ‘여성 교양의 함양’이라는 우아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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