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노비는 양인과 함께 한국 중세사회를 떠받친 신분층의 하나이다. 노비제의 해체는 중세사회의 해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조선사회의 변화 양상을 알기 위해서 노비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 의식 하에 저자는 노비를 중심으로 조선 시대 신분제를 연구했다. 이 책은 크게 양반 중심의 사회구조와 노비의 존재양태와 사역양상의 2부로 구성되었다. 사회의 지배층인 양반과 피지배층인 노비를 동시에 조망함으로써 조선사회를 재구성했다.

머리말

제1부 양반 중심의 사회구조
1.조선 초기의 신분 구조와 보충군
2.조선 전기 재지사족의 재산 형성과 분재
3.17세기 담양의 향회와 향소
4.설제서원의 고문서 자료와 양반
5.조선 후기 필암서원의 경제기반과 재정

제2부 노비의 존재 형태와 사역 양상
1.조선 초기의 공노비 노동력 동원체제
2.조선 초기의 창기
3.조선 후기의 관노비
4.조선 후기의 앙역노비
5.조선 후기의 외거노비
6.조선 후기 노비의 토지소유
7.조선 후기 사노비의 추쇄
8.전라도 어느 양반가의 노비 소유와 사역

참고문헌
찾아보기

전형택

조선왕조는 신분제 사회였다. 따라서 신분에 따라 입사의 권리와 공역, 조세 부담 등의 의무에 큰 차이가 있었으며, 신분 간의 계층 이동도 매우 어려웠던 사회였다. 그러므로 조선왕조의 사회 성격을 보다 분명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신분 구조의 정확한 해명이 요청된다. 이 책은 크게 ‘양반 중심의 사회구조’와 ‘노비의 존재양태와 사역양상’의 2부로 구성되었다. ‘양반중심의 사회구조’에서는 조선 시대 노비의 주된 소유자였으며 사역 주체였던 양반들이 어떠한 사회경제적 기반에서 노비를 소유하고 사역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는데 중점을 두고 접근하였다. 양반이 노비를 소유할 수 있었던 사회경제적 기반이 어디에 있었나를 고찰하는 작업인 셈이다. 보충군 입역 조건을 분석하여 조선 왕조가 처음부터 양반 중심의 신분구조였음을 살펴보고, 이어서 양반가의 분재기를 분석하여 노비 소유의 주체인 양반들이 노비를 소유할 수 있었던 사회경제적 토대를 살펴보았다. 또 양반들이 사회적 유대를 공고히 하여 노비 소유와 사역을 정당화해주는 사회적 기반으로 기능한 향청과 서원을 살펴보았다. 향청에 대해서는 향청과 향회에 관한 자료가 풍부히 남아 있는 담양을 사례로 분석하여 향촌사회의 견고한 양반 사회의 조직을 분석하였으며, 서원에 대해서는 설재서원과 필암서원에 소장되어 있는 고문서를 분석하여 조선 시대의 서원이 양반 세력의 본거지로서 양반의 지위를 유지해주는 유력한 사회적 기구로서 양반들의 노비 소유 및 사역과 무관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노비의 존재양태와 사역양상’에서는 노비로 대표되는 하층 천민들의 실제 생활 현장을 살펴보는데 주력하였다. 말하자면 노비의 사회경제적 존재 형태를 살펴 노비의 삶을 조명하는 작업인 셈이다. 여기에서는 먼저 조선 전기의 공노비의 노동력 동원이 선상·입역제로 운영되었으며, 조선 시대 각 고을에 설치되어 있던 창기가 노비 신분에 속해 있었음을 밝혔다. 이어서 조선 후기에 관노비, 앙역노비, 외거노비의 존재양태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조선 후기의 외거노비는 점차 경제적 독립성이 높아져 소경영의 주체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재산 소유의 주체로, 종국에는 국역부담자로까지 성장하여 적어도 국역부담의 면에서는 일반 양인과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로 성장하였음을 밝혔다. 또 노비신분층의 재산 소유실태를 살펴보고, 노비의 도망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 현실에서 양반들이 더 많은 노비를 확보하려고 어떻게 노력했는지, 노비들은 이에 어떻게 맞섰는지를 살펴보았으며,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사회적 구조 속에서 실제로 전라도 광주에 살던 전의 이씨의 호적자료를 분석하여 양반가문이 노비를 어떻게 소유하고 사역하고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저자는 그 동안 조선 시대 신분 문제 그 중에서도 노비를 주로 연구하여왔다. 이 책은 지금까지 써온 연구 논문 가운데 조선 시대 신분제와 관련된 글만을 묶은 것이다.